2010.02.21 19:34 이야기/잡다한 이야기

창조론의 변신과 관련재판 결과들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의 창조론은 불리해질 때마다 이름과 주장을 바꾸며 변신해 왔다. 처음엔 무조건 진화론을 몰아내자고 하다가 조롱을 받자 창조론도 학교교육에서 진화론과 같은 대우를 해 달라고 졸랐고, 그러다 최고재판소에서 지자 종교적인 색채를 감춘다며 신을 부정하고 자기들은 순수한 과학이라는 창조과학을 주장하다가, 그게 또 ‘과학’은 이름뿐이지 사이비과학이라는 게 밝혀지자 다시 지적설계론(ID론)으로 이름을 바꾸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법정조언자의 적요서 =

1986년 8월 18일,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72명의 노벨상 수상자들, 전미 17개 주 과학협회, 그 외 7개 과학관련단체를 대표해 최고재판소로 보내지는 법정조언자의 적요서가 공개됐다. 창조론과 진화론을 같이 공립학교에서 가르친다는 루이지애나주 창조과학과 진화론의 균등교육법의 합헌성을 판단하는 재판이었다. 하버드대학 고생물학자 굴드는 창조과학이란 모순을 가진 무의미한 말바꾸기로 소수파이며 특수하고 이상한 종교관 즉 근본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밝혔다. UC 데이비스의 생물학자 아야라는 ‘창세기 기술이 과학적 사실이란 주장은 모든 증거를 부정합니다. 그런 걸 학교에서 그것도 과학으로 가르친다면 미국 학교교육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손상을 가할 겁니다. 국가 안전보장과 건전한 생활, 경제적인 풍족함을 과학의 진보에 의존하는 국가가 번영해 나가기 위해선 학생들에게 과학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고 덧붙였다. 69년도 노벨상 수상자 겔만(Murray Gell-Mann, 쿼크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음)은 이렇게 말했다.

 

‘말해두고 싶은 건 이 법으로 공격받는 과학의 범위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어서 생물학과 인류학의 중핵부분만이 아니라 물리학, 화학, 천문학, 지질학의 중요한 부분들에까지 미칩니다. 특히 지구 연령을 거의 100만 분의 1로, 그리고 팽창하는 우주의 연령은 더 큰 비율로 줄인다는 생각은 확고한 셀 수 없을 정도의 자연과학 결론과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충돌합니다. 예를 들어 핵물리학의 기본이며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사능연대측정이 적대시됩니다. 그들 창조과학자들은 확실한 근거도 없이, 지구 연령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가장 신뢰성이 높은 방법을 공격하는 겁니다.’

 

= 진화론 공격의 시작 =

1920년대 미국인의 도덕성이 현저하게 저하된 것은 다윈의 진화론 탓이란 주장이 나왔다. 원리주의(근본주의) 신봉자인 연설가 브라이언은 23년 진화론 같은 걸 가르쳐 아이들 혼을 타락시킬 바에야 목구멍에 독을 채워 넣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근본주의자들은 손에 손을 잡고 공립학교에서 진화론을 몰아내 도덕관의 저하를 막자고 했다. 23년 플로리다주에선 진화론교육금지령을 가결했고, 25년 테네시주 의회에선 신에 의한 인간창조를 부정하는 어떤 설도, 인간이 하등동물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가르치는 것도 위법이란 버틀러법을 가결했다.(67년까지 존재) 이 법이 바로 그 유명한 스콥스 재판과 관련된 법이었다. 근본주의자들은 필사적으로 반진화론 과학자들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고 결국 필드 경험도 없고 정식 학문적 훈련도 받지 못 했던 자칭 지질학자 한 명을 확보하는데 만 그쳤다.

(사이비과학 ? 창조론의 홍수지질학)

http://kin.naver.com/open100/entry.php?docid=173280&state=R

 

하지만 재판은 어느 것이 맞는지가 아니라 버틀러법을 위반했는지 안 했는지 만 판단하면서 흐지부지 끝났고, 근본주의자들은 세상의 조롱을 받았지만 교과서 출판업자들은 진화론 내용을 줄여 귀찮은 문제들을 피하려 했고 따라서 교과서가 엉망이 됐다. 사태는 30년 이상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57년 소련이 세계최초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자 어느 나라도 자연의 법칙을 독점할 순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절실히 느끼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선 과학교육 재부흥의 움직임이 일어나 진화론도 과학교육의 장에 부활했다.

 

= 동등한 수업시간만이라도 달라 =

차세대 근본주의자들은 새로운 전략으로 대항한다. 60년대에서 70년대 초에 걸쳐 창세기와 진화론에 동등한 수업시간을 달라면서, 진화론은 단지 가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불씨가 된 건 61년의 윗트컴과 모리스(Morris)의 책 ‘노아의 대홍수-성서 기록과 그 과학적 의미’였다. 이 둘은 종의 기원엔 흥미도 없었지만 아무튼 노아 홍수설에 새로운 빛을 비췄고 63년 창조과학협회 같은 조직이 설립됐다. 이들은 조직의 힘으로 진화론을 무력화시키는 법들을 제정해 나갔지만 67년 테네시주는 주 법령에서 진화론교육 금지령을 폐지했고 1968년 합중국 최고재판소마저 모든 진화론교육 금지령은 근본주의의 종교적인 색채 때문에 전부 위헌이란 판단을 내렸다. 미국은 거의 기독교국가라고 할 수 있으면서도 헌법에서 국교는 금지돼 있고 따라서 학교교육에 어떤 특정종교를 강요할 순 없다. 창조론자들은 재빨리 제3의 행동에 나선다.

 

= 창조과학으로의 변신 =

진화론을 학교에서 몰아내는 건 불가능해졌고, 종교상의 교의를 가르치는 건 위헌이 되자 새로운 수단으로 이들은 창조과학을 탄생시킨다. 종교색이 없는 과학적 증거가 바탕임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작전으로, 창조과학연구센터, 창조과학연구소, 성서과학협회 등의 관련단체는 교과서에 진화론과 함께 창조과학도 싣게 주 교육위원회와 교과서 출판사에 계속 압력을 가했다. 스콥스 재판에서 엉터리 지질학자 한 명만을 확보하는데 그쳤던 근본주의자들은 이번엔 작전을 바꿔 일단 ‘진화론’을 모르는 전혀 다른 분야의 과학자나 기술자들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으로 창조과학 주장을 한 후 그걸 마치 권위 있는 전문가들 주장인 것처럼 속여 세력을 넓혔다. 이건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돼서 물리학 교수가 천문학을 비난하고, 토목공학 교수가 지질학이나 네안데르탈인에 대해 엉터리 해석을 하는 식이었다. 이들은 마치 창조과학회가 기독교를 대표하고, 또 자기들이 진화론을 아주 잘 아는 훌륭한 과학집단인 것처럼 위장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81년 아칸소주 제정법 590호(아칸소 법안 590)가 정해져 창조과학과 진화론은 학교교육의 장에서 평등하게 다뤄서 선택의 폭을 준다는 그럴 듯한 설명이 붙었다. 실제론 절차가 너무 엉망이어서 법령을 제출한 상원의원은 그걸 쓴 게 본인이 아니었고 누가 썼는지도 몰랐다. 주상원의회 질의는 15분으로 끝났고 하원에선 토론되지도 않았으며 주지사는 읽어보지도 않고 사인했다. 그래도 법은 법이었고 82년엔 루이지애나주(미국 남부)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가결됐다. 미국에서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교육이 주로 주나 지방관할에 놓여있어 조작하기 쉽다는 점이다. 대개 가난하고 순박하며 과학적인 지식이 없는 주민들을 상대로 근본주의 목사들이 앞장서 여론을 선동해 각 교육위원회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각 지방 정치가나 판사들은 정치적인 성공과 재선에 필요한 표를 의식해 창조과학의 손을 들어주는 행동들을 취했고 반대로 이러한 압력이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연방재판소 무대로 올라오기만 하면 창조과학은 철저하게 패했다.

 

1981년 5월 27일 빌 맥클린 목사는 제정법 590호가 위헌이 아닌지 이의신청을 했다. 여기에선 로마 가톨릭과 감리교, 장로파, 침례교 등의 종교지도자들과 고교 생물학 교사들, 전미생물학교사연합, 과학자들이 진화론을 지원했다. 창조과학에선 ICR회장 헨리 모리스와 부소장 듀엔 기슈 등이 증언대에 섰고 원고측 변호단에는 과학철학자, 신학자, 하버드대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 같은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창조과학에서는 종교계 지도자나 신학자를 증인으로 부르지 않았다. 1982년 1월 아칸소주 연방판사 오버튼은 창조과학에 위헌성이 있다는 판결을 내리고 창조과학은 과학의 특성을 갖추지 못 했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85년 루이지애나법도 창조과학은 실질적으로 종교이지 과학은 아니란 이유로 폐기됐다.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학술적인 자유의 중요성이라는 걸 내세워 끈질기게 저항해 최고재판소에 이 문제가 올라갔다. 여기서 창조론자가 종교상의 의도를 가졌다는 걸 증명하더라도 그것 자체 만으론 부족하다는 복잡한 상황이 벌어졌고(혹시 그들의 의도가 불순해도 뭔가 과학적 수정이 된다면 괜찮지 않겠냐는 의견), 결국 창조과학은 과학도 아니란 걸 설명하는 ‘법정조언자에 의한 적요서’가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5개월만에 작성됐다. 근본주의자들이 자신들 종교를 위해 과학에 대한 엉터리 이미지를 만드는데 분노해, 예상치 못 했던 수많은 증언들이 모아졌다. 72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쿠퍼(초전도현상의 이론적 해명, BCS 이론)는 창조과학 비판에 관한 강연에서 사용한 원고를 보내왔고, 69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겔만(쿼크의 아버지)은 ‘창조론자들만 신앙을 가진 게 아니다. 수많은 과학자들도 종교를 믿는다. 하지만 그들이 내민 과학이란 아무리 봐도 터무니없을 뿐이다. 말하자면 평탄한 지구협회에서 자신들 설을 공립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셈이었다.’고 회상했다(1990). 창조론자들은 자기들 창조론에서 신은 모두 삭제하고 어디까지나 과학적인 척 위장해서, 돌연 발생에 의한 기원이라고 둘러댔다. 물론 이 돌연 발생론은 진화론을 대신할 잘 정의된 개념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적요서에서 지적됐다.

 

과학이란 기본적으로 모든 이론이 그 앞에 ‘현재까지 발견된 증거들로부터 검증된 바에 따르면’이란 표식이 붙은 셈이다. 천동설처럼 몇 세기나 믿어졌던 게 최종적으로 부정되는 것처럼 검증으로 얼마든지 수정되고 더 확실히 보강되는 게 과학이지만 창조과학에선 성서는 절대적으로 올바르며 어떠한 증거가 제출되더라도 최후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창조과학회에선 과학이란 자꾸 뒤집어지지만 자기들 창조과학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엉뚱하게 자랑하는 글들도 많다. 과학은 자꾸 변하고 수정되는 ‘자정능력’이 있기 때문에 훌륭한 것이고 그게 바로 장점인데 그것조차 모른다는 뜻이다. 이건 과학을 하는 게 아니고 과학이란 단어만 여기저기 집어넣었을 뿐이다. 적요서에선 창조론이란 그렇게 축적된 지식이 아니며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과학자들이 그려낸 가이드라인에 따라 축적된 지식의 집합을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고 그것이야말로 공립학교 수업에 어울리는 것이다.

 

= 창조론자 반응 =

노벨상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한 적요서가 제출되자 창조과학회에선 진화론을 공립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우세한 입장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허세라며 창조연구지원기금 모금에 들어갔다. 기부를 부탁하는 글에선 이 싸움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데 골리앗은 쓰러졌고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됐다고 강조했다. 모리스는 창조과학연구소 발행의 법령과 사실지에서 과학자들 기자회견은 매스컴을 사용한 선전이며 노벨상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한 적요서도 기존의 진화론 진영에 의한 교묘한 책략이라고 비난했다. 그 권위 있는 (권위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적요서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틀리지 않으려면 아무리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이더라도 천지창조/진화론 문제에 대해 가진 정보란 다른 어떤 단체들과 비교해서도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고 용감하게 주장했지만 72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다른 어떤 단체 사람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별로 더 아는 것도 없는지는 안 밝혔다.

 

창조과학에 과학적 기반이 없다는 문제에 대한 반론으로, 현재 창조론 지지 과학자가 수천 명에 이르며 뉴턴(1642-1727), 케플러(1571-1630), 파스칼(1623-62)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도 창조론자들이었고, 그들은 현대 노벨상 수상자들과 비슷한 과학적 지식을 가졌었다고 우겼다. 한국 창조과학회홈페이지에도 창조과학자 메뉴의 2004년 7월의 최신정보로 이 위대한 과학자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다윈의 종의 기원은 1859년에 나왔다. 진화론이란 게 나오기도 전, 당시 100% 창조론이던 서양에서 신앙심이 있던 과학자들을 전부 창조과학자라고 하는 건 논리적이지 못 하다. 참고로 뉴턴의 경우 진화론도 나오기 전이지만 이미 지구 연령이 상상이상으로 오래 됐다는 지질학 증거들과 창세기 창조 6일간의 모순을 깨닫고 창조때 지구 자전속도는 지금보다 느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뉴턴은 자연법칙에서 지구 자전이 저절로 빨라지다가 지금의 하루 24시간으로 고정될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질 않았으므로, 천지창조 후이지만 신이 다시 한 번 직접 나서 자전속도를 빠르게 했을 거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진화론이 나오기 전, 실제 드러난 과학적 증거들과 창세기가 모순되지 않게 하려고 당시에 고뇌한 흔적이다. 그런데도 뉴턴이 지금의 창조과학 지지자라고 할 수 있을까?

(건초더미 속의 공룡 / 스티븐 제이 굴드)

http://blog.naver.com/iiai/5526875

 

= 판결 =

합중국 최고재판소 판결은 1987년 6월 19일에 이루어졌다. 과학자쪽 승리. 재판관은 창조과학을 평등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루이지애나 법령은 종교적 의도가 완전히 없다고는 인정할 수 없으므로 수정 제1조 국교조항(the Establishment Clause)에 위반한 것으로 보고 무효로 한다. 그리고 초자연적인 존재가 인류를 창조했다는 종교적 신앙을 조장시킴으로써 특정 종교를 뒷받침하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까지 지적했다.

 

= 교육위원회 로비방식으로의 변신 =

창조론자들은 법률 제정이 불가능해지자 제4의 행동으로 나선다. 교육커리큘럼을 정하는 미국의 교육위원회 제도를 이용해 뒤에서 로비를 하는 방식이었다. 캔자스주 교육위원회(the Kansas State Board of Education, BOE)는 99년 8월 11일, 진화론이나 지구의 기원에 대한 내용은 주 통일테스트(그나마 대학입시는 제외)에서 삭제한다는 결정(state's science education standards)을 내렸다. 자원봉사자(직업이 따로 있는) 위원 10명의 투표에서 6대4로 가결된 결과였다. 물론 진화론을 가르친다는 걸 금지하는 게 아니었지만 교묘하게 진화론 교육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분명했고 국내뿐 아니라 외국 비판도 쏟아질 정도였다(일본 아사히신문 99년 12월 27일). 결국 미국의 한 과학교과서 평가기관에 의한 캔자스주 과학 커리큘럼 수준은 최하위로 평가됐다.

The Thomas B. Fordham Foundation

(http://www.edexcellence.net/library/lerner/gsbsteits.html)

 

자원봉사자 위원들은 대개 투표율 30% 이하의 선거로 선출되며 그나마 여론도 반영치 못 했던 셈으로 결국 2000년 가을 예비선거에서 창조론파 위원 3명은 재선되지 못 하고 떨어졌다(The Kansas City Star, October 01, 2000).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마치 캔자스주에서 진화론교육이 정식으로 금지되기나 한 것처럼 과장된 소문을 퍼뜨렸고, 더구나 창조론이 교육에 포함되기라고 한 것처럼 허풍을 떨었다. 어떻게 창조과학 세미나나 교육을 했는지 아예 미국이나 선진국에선 이미 진화론을 버리고 창조론을 가르치는데 뒤떨어진 한국 같은 미개한 나라만 진화론을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우리 나라를 깎아 내리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들까지 쏟아져 나왔다. 어린 학생들이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우리나라 교육제도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창조과학회 홈페이지에서)

교실 밖의 숨은 이야기 1. - 이광원 (서울북부교육청 장학사, 한국창조과학회 교사연합회 회장) -

> 특히 다양한 사고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 주 교육위원회에서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고, 급기야 작년(1999년)에는 캔사스

> 주에서 진화론 교육 금지 결정까지 내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선 주자들까지도

>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진화론의 종말이 가까이 왔음을 시사하는 사건

> 들이 속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입시험도 제외한 주통일시험에서 진화론을 뺐을 뿐인 결정을 마치 교육과정에서 진화론 교육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것처럼 과장, 왜곡했다. 창조론을 가르치자는 이야기는 차마 꺼내지도 못 했다는 건 나오지도 않았다. 아무튼 캔자스주의 이 결정은 결국 2001년 2월 14일에 철회돼 원래대로 진화론과 빅뱅이론이 시험에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린 진화론의 종말이 아니라 창조론의 종말이 가까이 왔음을 시사하는 사건들로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기독신문 2001/2/28 1334호 기사 http://www.kidok.co.kr/PaperHTM/1334/15546.asp)

 

= 지적설계론의 등장 =

현재 창조과학회에선 5번째의 새로운 전략으로, 창조론도 창조과학도 아닌 지적설계론(ID론)으로 또 이름을 바꿔서 교육에 포함시키려 한다. 생물의 정교한 구조는 반드시 설계자가 있었단 주장이다. 우연히 ‘단시간’에 그런 구조가 만들어질 순 없다는 건데, 문제는 진화론에선 우연히 ‘장시간’에 이뤄진다고 했으므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무튼 이 지적설계론은 정말 참신하고 새로운 첨단 이론일까?

 

18세기 프랑스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볼테르의 철학소설 캉디드(1759)에선 형이학상적신학적 우주론 교수인 팡글로스가 나온다. 그는 세상은 최선의 것으로 이루어졌다면서 그 증거로 코는 안경을 걸치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래서 인간은 안경을 손에 넣었다. 다리는 분명히 바지를 입기 위해서 있는 것이며 그래서 사람들은 바지를 손에 넣었다고 주장한다. 볼테르가 일부러 이런 바보 같은 이론을 소개한 이유는 팡글로스가 주인공 캉디드에게 가르쳤던 이 생각을 철저하게 부정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캉디드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전쟁과 굶주림, 광신, 지진, 난파, 질병, 만행과 약탈 등 인간의 모든 불행들을 경험하고 이를 모두 신의 설계라고 받아들일 순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은 결국 비참한 체험과 온갖 사회적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낙천주의와 염세주의를 벗어나 인간의 운명은 오직 스스로 개척하고 발전해 가는 것이란 볼테르의 계몽사상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802년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에서 땅에 떨어진 시계는 돌멩이와 달리, 목적을 가진 여러 개의 부품으로 됐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세상도 조물주가 목적을 가지고 창조하신 거라고 했다. 이걸 현대 창조과학은 그대로 베껴서 온갖 생물의 복잡한 구조가 전부 신에 의한 최적의 설계이고, 신의 메시지를 담았으며, 심지어 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일치하는 것도 전부 하나님의 목적에 따른 신비하고 정교한 설계의 결과라고 한다(창조, 116호, 1999년, 성경이 증거하는 달). 하지만 그 흔한 바퀴벌레에 무슨 신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질 못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진화론이 나오기 전 유럽에서 이미 있던 내용이며 그때는 말하자면 ‘바퀴벌레 약을 파는 사람들을 위한 신의 세심한 배려’라는 억지설명이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참고로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일치하는 건 달만 특별해서 그런 게 아니라 태양계 행성들 대부분의 위성들이 그렇다.

= (지식iN 오픈백과) 달의 신비(달의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일치하는 이유 등)

http://kin.naver.com/open100/entry.php?docid=163272&state=R

 

창조과학 최첨단 이론이라는 지적설계론은 결국 1802년의 이 ‘자연신학’ 내용 그대로이며 사실은 잘 검토해 보면 오히려 그때보다 수준이 더 낮다. 단지 몇 가지 현대에 밝혀진 과학용어들이 들어가 어렵고 복잡한 문장들이 되었을 뿐이다. 어이없는 점의 하나는 지적설계의 강력한 증거로 자꾸 '인간의 눈'의 구조를 든다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물론 아주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설계라는 점을 정말 모르고 그렇게 예를 드는 걸까? 눈의 구조가 전부 신의 설계라면 사람들이 안경을 쓰는 이유는? 눈의 맹점은 왜 있는지? 지적설계론의 맹점은 ‘맹점’이 뭔지 모르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눈의 기본구조는 렌즈, 망막, 신경세포이다. 초등학생에게 이 세 구조를 늘어놓게 해 보자. 당연히 먼저 렌즈가 있고 렌즈를 통과한 빛이 망막에 맺히게 하고 다음에 망막의 상을 뇌로 보내는 신경세포가 오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눈의 구조는 렌즈, 신경세포, 망막의 순서이다. 그래서 신경세포를 어느 정도 투명하게 만들고, 일부러 망막에 구멍을 뚫고 신경세포를 다발로 묶어 망막 뒤로 보내야만 했다. 그래서 맹점이란 게 있는 것이다. 진화론에서는 원시적인 눈의 진화단계에서 처음에 사용한 디자인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만 있지 전체를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설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렇게 불합리하게 보이는 구조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지적설계론에서는? 신의 능력이 이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는 것일까? 신의 능력을 이렇게까지 어이없게 만들고 무시하는 집단이 정말 기독교를 대표하는 단체일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여겨진다.

 

= 한국 창조과학회는 1981년에 설립됐다. =

홈페이지 학회소개를 보면, 미국의 창조과학회 활동을 본떠 한국 학교교육에 영향을 끼치려고, 99년 8월 11일에는 전국교사연합회를 결성했고, 현행 중학교 과학 교과서중 생명의 기원단락 부분을 분석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한국의 기독교 인구는 인구 전체의 약 1/4 이며 그 중 기독교 근본주의 신봉자들은 소수일텐데, 자기들 근본주의 사상을 한국 전체 교육과정에 넣겠다는 건 다른 국민들에 대한 배려도 없고, 오히려 반감만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 창조과학의 기독교 근본주의 때문에 기독교 전체가 사이비과학 숭상집단으로 취급받아 한국과 일본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에 파멸적인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 지적설계론 관련 최근 재판 결과 =

 

창조론, 창조과학으로 미국 교육과정에 어떻게든 넣어 보려던 창조론자들의 시도가 모두 좌절되자 이제는 '지적설계론'이라는 걸로 이름을 바꿔서 다시 똑같은 시도를 반복했었다. 마침내 2005년 12월, 결국 이 지적설계론도 창조과학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과학'이 못 된다는 게 판명되어 지적설계론을 교육과정에 넣으려던 시도는 '위헌'판결을 받았다.

 

- 한겨례신문 2005년 12월 21일

http://www.hani.co.kr/kisa/section-004003000/2005/12/004003000200512211807429.html

미국 연방 지방법원이 창조론을 교과과정에 넣으려던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 위헌 판결을 하면서 미국 내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존 존스 판사는 20일 ‘지적설계론’은 “창조론에 이름을 달리 붙인” 것으로서, 과학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2004년 10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버 교육위원회가 지적설계론을 과학 교과과정에 삽입한 것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규정한 수정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은 지적 설계론 교육에 대한 첫 사법적인 판단이다. ...

 

- 아시아투데이 2005년 12월 21일

http://www.asiatoday.co.kr/news/read.php?idxno=7792&rsec=S1N5

펜실베이니아 주의 연방재판소는 20일, 생물의 발생과 진화를「지적(知的) 존재」의 관여로 설명하는「Intelligent Design(ID, 지적(知的) 설계)」이론은, 과학 이론이 아니라 종교적인 견해이어서, 미국 헌법의 정교 분리 원칙에 반한다고 하여, 펜실베이니아 주 도버 지역의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도버 지역 교육위원회는 작년 10월, 생물 수업 시간에 지적 설계론을 가르치기로 결정했었다. 이에 대해, 학부모 11명이 작년 12월,「위헌 결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

 

- 조선일보 2005년 12월 22일

http://www.chosun.com/international/news/200512/200512220040.html

'지적 설계론' 미국서 위헌판결

법원 “과학 아니라 종교적 견해”
 
 

<추가 자료>

=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 관련 글 모음 =

http://blog.naver.com/iiai/41746053

 

=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창조론을 믿나요? 진화론을 믿나요? =
http://kin.naver.com/browse/db_detail.php?dir_id=1102&docid=6741

 


 

< 참고 도서 >

왜 사람들은 사이비 과학을 믿을까 / 마이클 샤머

http://blog.naver.com/iiai/7196013

건초더미 속의 공룡 / 스티븐 제이 굴드

http://blog.naver.com/iiai/5526875

아슬아슬한 과학 / 마이클 W. 프리드랜더

http://blog.naver.com/iiai/9454342

Posted by 라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블로그 이미지
2010.02.21 open
라휀

공지사항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  » 2019.0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Yesterday0
Today0
Total33,814
Statistics Graph
옥션
옥션
옥션